커피원가 120원, “커피 원가 120원” 발언, 정말 그렇게 간단할까요?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커피 원가는 120원이다”라는 말을 다시 꺼냈습니다.
이 발언은 몇 년 전 성남시장 시절에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소상공인, 특히 자영업 카페 사장님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커피 한 잔 가격에 대한 단순 비교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매장을 운영하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너무 가볍게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1. 원가는 단순한 재료비가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가 말한 120원은 원두와 물, 종이컵 등 단순한 재료비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그 가격 안에는 임대료, 인건비, 전기세, 세금, 기계 유지비, 브랜드 가치 등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카페를 운영해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재료 원가가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운영을 위한 필수 비용입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120원짜리 커피를 4,000원에 판다”고 말해버리면, 자영업자들의 노력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는 셈이 됩니다.

“단순한 재료비로 전체 가격을 판단하는 건, 너무 좁은 시각입니다.”

2. 소상공인들이 화난 이유는 ‘현실 무시에 대한 분노’입니다

요즘 자영업자분들 정말 힘듭니다.
임대료는 오르고, 인건비도 부담되고, 경기 침체로 손님은 줄었는데 이런 와중에 “원가는 120원인데 왜 비싸게 파느냐”는 말이 나오면 누군들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이 발언은 사실상
“너희는 마진만 남긴다”, “너무 비싸게 파는 거 아니냐”는 식의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단순한 숫자 하나가 자신들의 생계를 흔드는 말처럼 들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커피 가격에 의심을 갖기 시작하면, 자영업자들은 더 큰 오해를 받게 됩니다.”

3.공공 운영과 민간 운영은 다릅니다

이재명 대표가 커피 원가 120원이라고 말했던 배경은, 성남시청 내 직원용 카페를 시가 직접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은 건물 임대료가 없거나 거의 없고,
인건비도 인력 일부가 공무원으로 충당되며,
운영 목적이 수익이 아닌 복지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반 카페는 완전히 다른 구조입니다.
상권에 따라 임대료만 해도 월 수백만 원에 달하고,
직원 인건비, 배달 수수료, 카드 수수료, 광고비 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공공과 민간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매우 부정확합니다.

“비교 대상이 같지 않은데, 같은 잣대로 말하면 오해를 낳기 쉽습니다.”

4. 정치적 메시지로 자영업자를 도마 위에 올린 셈입니다

‘120원짜리 커피를 왜 4,000원에 파느냐’는 식의 발언은, 결국 자영업자가 과도한 마진을 챙긴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입니다.
자영업자들은 한 잔 팔아 몇백 원 남기기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밤늦게 문을 닫으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원가는 이 정도인데 왜 이리 비싸게 팔아?”라고 하는 건,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의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무겁고 영향력이 큽니다. 그런 만큼 더 신중하고 균형 잡힌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영업자의 삶은 숫자 몇 개로 환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5. 시장 경제를 무시한 발언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일부에게는 “공공이 하면 더 효율적이다”는 메시지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된 비교는 시장 경제 자체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자영업자는 생계를 책임집니다.가격은 단순한 원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시장 경쟁, 가치 소비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원가가 낮다고 해서 판매가도 낮아야 한다는 논리는, 시장 논리를 무시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지, 재료비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닙니다.”

6.소비자 인식 왜곡의 우려도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이 발언은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는 원래 싸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가 카페의 가치를 오해하거나, 서비스에 대한 존중을 놓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공간, 음악, 서비스, 분위기, 앉아서 쉴 수 있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한 잔’의 가격이 형성됩니다.
그런 점들을 무시하고 ‘120원짜리 커피’라고 단정 지으면, 서비스 산업 전반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커피 한 잔이 아니라, 그 공간과 시간을 함께 사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과 낭비 없는 행정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땀 흘리며 커피를 내리는 수많은 자영업자들, 창업자들,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이런 말은 마치 그들의 고생과 구조를 무시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좋은 메시지를 전할 때일수록, 더 신중하고 현실을 이해하는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합니다.
숫자는 때로 진실을 가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봐야 할 건 사람의 노력과 구조 전체의 맥락입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을 넘어서, 그 안에 담긴 삶과 구조를 함께 봐야 할 때입니다.”